김**님 낙찰 보고서

안녕하십니까

지스옥션 한승민 과장입니다

오늘의 낙찰 보고서는 물건보다도 사람에 중점을 맞춰서 진행을 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김** 님이십니다

이 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이 깊은 고객님입니다

대단히 오랜 시간 동안 지스 옥션과 연락을 이어오시면서

차근 차근, 미래 계획을 세우고 시기를 가늠해 오셨던 분이니까요

통화를 하면서 비추셨던 미래계획이 대단히 구체적이고,

시장을 보는 안목도 상당하셔서 배울 점이 많았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이 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늘 신경을 쓰고 계신 모습.

이미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늘 자각하고 계셨습니다. 이런 자세는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지요.

이미 몇 차례의 성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마치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란 이런 것이라는 모범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긴 시간 이어진 투자의 내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업무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되지요

부동산에 대한 열정도 인상적이었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입니다

낙찰을 받는 것도, 좋은 집을 찾아 내는 것도 결국 인간의 손으로 이뤄지는 것이니까요

핵심은 누가 누구를 만나는 가에 달려 있지 않은가 라고 생각 됩니다

김**님에게 참 다양한 것들을 배웠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라면, 여유있는 삶의 자세가 있겠습니다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릴 때도 있습니다

입찰 한다고 해서 100퍼센트 낙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받을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써야 하기 때문에

아쉽게 낙찰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기지요

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는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 때에도 여유로운 삶의 태도로 힘을 실어 주셨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물건을 조사하고 힘차게 법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일산의 32평형으로서 27000만 전후가 시세인 아파트를 정말 좋은 가격으로 낙찰 되는

멋진 결과가 나온 것도 고객님의 그런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멋지게 낙찰 받았으니 나머지 업무도 멋지게 완결시켜야 하겠지요

문제는 명도였습니다

명도작업을 하러 가면 점유자는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요?

내가 점유자고 이제 여기에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네, 생각하시는 모든 일이 그대로 벌어집니다

일단 거주자 분들의 포스가 만만치 않더군요

당연히 축객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긴 시간 동안 차근 차근 말씀 드려서 점유자와 접촉을 했습니다

결론은 간단했지요

강력한 점유자의 저항, 병세가 있으신 어르신의 거부, 그리고 과도한 이사비용 요구

늘 그렇듯이 이번 역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일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속마음을 짚어내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점유자는 친절하다가도 모르쇠, 그러다가 또 다시 친절하게,

화를 내기도 하고 접촉을 요구하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래도 꾸욱 참고 이사 합의를 했습니다

합의가 지연되서 무의미하게 대출 이자를 날리는 것보다

빠르게 내 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 감정보다 고객의 이익이 우선이니까요

제가 화를 내서 협상을 그르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고객님께 돌아갑니다

다행히 김**님께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해 주시고

과감하게 오케이 사인을 주셨습니다

역시 믿어주는 고객이 있으면 저희도 힘이 나는 법입니다

이런 고객이라면 현장에서 흘린 땀과 노력들이 아깝지가 않습니다

다음 과정 또 열심히 진행하러 뛰어 다닙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점유자가 여태껏 이뤄졌던 구두 합의부분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를 합니다

지끈대는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래 원하시는 게 뭡니까?”

3가지로 요약됩니다. 정해진 날에 못 나간다. 이사비 더 달라. 이대로는 못하겠다 ....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갔군요

이래서 명도가 어렵다고들 얘기합니다.

사람마다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기에 경매의 길은 참 멀고도 험한 듯 합니다

무조건 이게 정답이라고 단정짓기가 어렵군요

명도합의는 합리적 이치에 따라 정해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기세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저희쪽도 강수를 뒀습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이사비 못 드립니다”

“먼저 계약을 깬 건 그쪽이니 책임도 그쪽에 있습니다”

“강제 집행 진행하겠습니다”

점유자 측에서는 몇번이나 저희쪽 의사를 다시 확인 했습니다

어려운 사정도 어필하고 분노로 공격하기도 하고 살살 달래기도 하는 등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밀리면 계속 끌려다녀야 하니까요

핵심은 고객분께서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협상은 저희가 하지만 고객이 흔들리면 저희로서는

고객의 입장을 우선 배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객이 요구한다면 따라 드려야 하는 것이 저희의 본분이니까요

저희는 철저하게 고객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의 전략은 자세히 설명드리고 현재 상황은 이러하며 이러한 전략으로

좋은 결과를 유도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조금 더 밀어 붙이면 좋은 조건으로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 드렸습니다

다행히 김**님은 굳은 자세로 저희를 믿고 함께 가 주셨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전술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끝까지 강력한 집행 의사를 보인 끝에

결국 다시 협상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협상이 끝날까요? 물론 아니지요

또다시 지루한 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한 고개 넘어가면 또 한 고개, 첩첩 산중입니다

완료 후 해당 사건의 명도 일지를 다시 살펴보니

평소 기록양의 3배 정도가 적혀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일들이 발생 했고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는 반증일 겁니다

중간 중간 화가 날 때마다 격한 글귀로 적은 강제 집행에 대한 고민이

각 시점에 겪은 스트레스를 대변하는 듯 합니다.

멋진 가격으로 낙찰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일의 보람은 그러한 갈등을

성공적으로 풀어내고 양자가 만족할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협상은 계속 됐습니다

협의는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협상 시점에서야 공식적으로 밝히기 힘든 다양한 트러블로 가득하지만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 일이 끝나고 나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우리네 이웃들이니까요

이사 합의문이 완성되던 날,

점유자분과 통화를 하면서 느껴지던 그 감정...

이 일은 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일 것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 저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했을까요?

당연히 지스옥션의 수많은 전문가들, 그 단합된 노력이 뒤에 있었습니다

이제 이사를 앞두고 집 단장에 한창이실 김**님 내외분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한승민 과장